ETF와 배당, 한 번에 이해하기
주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ETF'나 '배당'이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픈 외계어 같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리만 알면 정말 간단합니다.
먼저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번 말씀드린 대로 '종합선물세트 과일 바구니'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과일 가게에 가서 "맛있는 사과 한 상자 주세요" 했다가 맛이 없으면 낭패를 보잖아요? 그래서 똑똑한 주인장이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과, 배, 한라봉, 샤인머스캣을 보기 좋게 섞어서 파는 바구니가 바로 ETF입니다. 우리는 이 바구니 하나만 사면 시장의 맛있는 과일을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즉, 수많은 우량 기업의 주식을 한 번에 나누어 사는 안전한 방법인 거죠.
그렇다면 '배당'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동네에서 아주 장사가 잘되는 떡볶이집에 돈을 보태서 동업자가 되었다고 상상해 보세요. 한 달 동안 열심히 장사해서 재료비 떼고, 월세 내고 돈이 많이 남았습니다. 그럼 떡볶이집 사장님이 동업자인 여러분에게 "이번 달에 이만큼 벌었으니 지분대로 나누어 가집시다" 하고 돈을 주겠죠? 이게 바로 배당입니다.
결국 '배당 ETF'란 "돈을 잘 벌어서 주주들에게 보너스(배당)를 꼬박꼬박 잘 주는 기업들만 모아놓은 종합선물세트"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배당주 투자의 진짜 매력: 시간이 돈을 만드는 마법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주식 투자"라고 하면 1만 원에 사서 2만 원이 되면 팔아 이득을 남기는 것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배당 투자의 핵심은 주식을 사고파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주식을 '내 마음의 영토'처럼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매달 혹은 매분기 나오는 보너스를 챙기는 데 있죠.
"겨우 몇 퍼센트 주는 배당금 받아서 언제 부자 되나요?"라고 물으실 수도 있습니다.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나오는 수준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기업이 성장하면서 내가 받는 배당금의 절대적인 액수도 함께 늘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좋은 기업들은 매년 물가가 오르는 것보다 더 빠르게 장사를 잘해서 이익을 늘려갑니다. 그리고 늘어난 이익만큼 주주들에게 주는 배당금도 매년 올려주죠. 내가 처음에 투자한 돈은 그대로인데, 매년 통장에 꽂히는 보너스 금액은 알아서 점점 늘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눈덩이를 굴려라! 복리의 힘
배당 투자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단 한 가지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복리(Compound Interest)'입니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그 법칙입니다.
복리는 쉽게 말해 '돈이 돈을 낳고, 그 돈이 다시 돈을 낳는 것'을 말합니다. 겨울철에 산 위에서 조그만 눈뭉치를 뭉쳐서 아래로 굴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는 아주 작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주변의 눈들이 달라붙으면서 나중에는 집 집만 한 거대한 눈덩이가 됩니다.
배당 투자에서 복리를 실천하는 방법은 정말 간단합니다. "받은 배당금을 개인적으로 쓰지 않고, 다시 그 배당 ETF를 사는 데 보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내가 산 배당 ETF에서 이번 달에 5만 원의 배당금이 나왔습니다. 이 돈으로 치킨을 시켜 먹을 수도 있지만, 꾹 참고 이 5만 원으로 똑같은 ETF 주식을 한 주 더 삽니다. 그러면 내 다음 달 주식 수가 늘어나겠죠? 주식 수가 늘어났으니 그다음 달에는 5만 원이 아니라 5만 2천 원의 배당금이 나옵니다. 늘어난 5만 2천 원으로 또 주식을 삽니다.
처음 1~2년은 티가 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5년, 10년이 지나면 이 눈덩이는 무서운 속도로 커집니다. 내가 내 지갑에서 돈을 더 꺼내지 않아도, 배당금이 스스로 자라나서 주식 수를 늘리고 자산을 불려 나가는 '돈 버는 기계'가 완성되는 것이죠.
주식 시장의 주가는 날씨처럼 매일 변합니다.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하죠. 하지만 좋은 배당 ETF는 날씨와 상관없이 매년 단단하게 자라나는 나무와 같습니다. 그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배당)를 다시 심어(재투자) 더 큰 나무숲을 만드는 것, 이것이 초보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부의 방정식입니다.
오늘 배당 ETF의 기초 체력을 길렀으니, 다음 시간에는 왜 우리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이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지, '월세통장'이라는 재미있는 개념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댓글
댓글 쓰기